일반적으로 마드리드 여행을 가면 하루쯤은 근교 도시를 들리시는 분들이 많다. 마드리드에서 다녀오기 좋은 근교 도시로는 '세고비아'와 '톨레도'가 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서 둘 다 가면 좋겠지만 빠듯한 여행 일정 속 두 도시를 들릴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에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진다. 나 역시도 고민을 하다가 선택한 곳이 바로 세고비아였다. 도시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로마 수도교 사진을 보니 그곳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물론 톨레도도 좋았겠지만, 그렇게 급하게 선택해 간 세고비아는 그야말로 참 멋진 도시였다.
1. 세고비아 위치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60km 떨어진 도시로 버스로는 편도 1시간 20~30분 정도 걸린다. 마드리드에서 버스와 기차 모두 세고비아 행이 있으니 선호하는 교통편을 이용하면 될 것이다. 여행 가는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여행을 갔던 시기는 비수기였기에 늦은 오전 버스를 타고 세고비아로 갔음에도 버스 티켓을 무리없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성수기라면 미리 왕복 티켓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2. 세고비아에서 가 볼만 한 곳
세고비아에 가면 로마 수도교나 대성당, 알카사르는 꼭 보고 와야 한다. 그리고 도시 전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중세시대로 타임슬립한 느낌이 들 정도로 예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곳이므로 어디를 가도, 심지어 골목마다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도시의 규모는 크지 않아서 관광지가 근처에 몰려있기에 여유롭게 도시를 거닐기 참 좋은 도시임에 틀림 없다.
1) 로마 수도교
세고비아 버스터미널을 나와 거리를 걸으면 마드리드와는 사뭇 다른 도시 풍경에 마음이 들뜬다. 그렇게 발길을 옮기다 보면 그 유명한 로마 수도교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로마 시대에 지어진 수도교는 시내에서 떨어진 산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해 지어졌는데 128개의 2층 아치로 이루어져 있고 전체 길이 813m, 최고 높이가 대략 30cm라고 한다. 수도교의 어마어마한 길이와 높이에 그리고 차곡차곡 예쁘게 쌓여있는 돌들을 보면 감탄사를 연신 내뱉게 만든다.
수도교 위에서 돌도 한번 만져보고 수도교 아래고 펼쳐진 도시 전경을 한참을 바라보다 골목골목을 거닐어 본다. 마치 영화 속 중세시대로 타임슬립한 것만 같은 기분에 기분이 좋아지며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2) 대성당
거리를 걷다 보면 대성당의 우아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딕 양식으로 건설되었으며 세련된 모양을 인해 '대성당의 귀부인'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고 한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대성당의 바로 옆으로는 마요르 광장이 위치하고 있고 그 광장을 바로 내려다보고 있는 또 다른 건물인 시청사 건물을 볼 수 있다. 마요르 광장은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세고비아에서 가장 바빠 보이는 곳이었다. 레스토랑이나 노천카페, 기념품 숍들이 있어서 관광을 하다 중간에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3) 알카사르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고비아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은 바로 알카사르. 이 성이 유명한 이유는 그 성의 모습 때문이겠지만 또 한 가지가 더 있다면 바로 이 성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의 모티브가 된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성의 외관을 보면 왜 디즈니가 이곳을 선택했는지 알 것 같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귀여운 성의 외관을 자세히 보면 성 외벽의 패턴의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도시가 작아서 빠르게 다닌다면 반나절이면 도시를 보기에 충분할 만큼 세고비아는 작은 규모의 도시이다. 그래서 바쁜 여행객을 위해, 또는 두 도시를 모두 보고 싶어 하는 여행객을 위해 여행사에서 세고비아와 톨레도를 묶어서 일일투어를 하는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나 보다. 하지만 그렇게 다니려면 차를 오래 타야 하고 정작 관광하는 시간이 촉박할 것이다. 마드리드 여행을 갔다가 아무 기대 없이 잠시 들린 세고비아였지만 도시가 가진 중세풍의 매력에 물씬 빠졌던 것 같다. 꼭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